참 머리가 시원스럽다는 생각을 하였다.

-.-;;;

모발이 많고 적음이야 하늘이 내려준 것이니 뭐라 원망할 것이며
겨울이 되면 털갈이 하듯이 우수수 빠지는 것이 당연한 자연의 섭리다.
오죽하면 미염공이라 불리던 관우도
가을이 되면 너댓뿌리씩 빠지고 겨울이 되면 더 심해지니 주머니를 만들어 싸서 다닌다고 했을꼬?

그러나 나는 관우도 아니고 빠지는게 턱수염도 아닌데다
머리에 두건을 쓰고 다닐 형편도 아니니
그냥 이렇게 빠질 바에는 어느 날인가 화창한 봄날에 날을 잡아
계도를 머리에 대고 싹싹 밀어버릴 요량이다.

그저 오늘 아침에 든 소회라는 것이
"세상에 많은 이들을 만나고 친교에 절교를 거듭하나
내 몸에 난 터럭들도 나에게 등돌리고 일언반구 언급도 없단 말인가"라는 배신감이었으니

어느날 이발소 땅바닥에 떨어져
슬피 울며 이를 갊이 있으리라 하였다.

역시 세상만사는 회자정리라
Posted by 荊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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