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 맨 처음 갔을 때

어학연수인지 뭔지 하겠다고 나섰던 때

집도 절도 모르고 어디에 붙어있는줄도 모르는 미국의 코딱지만한 도시를 향해 떠났을 때

연고라고는 하나도 없고, 가진 거라고는 학교 이름밖에 모르는 채 낯선 도시에 떨어졌을 때의 당혹감이라니.

그냥 쌍발 프로펠러기를 타고 작은 공항에 내려서 택시를 타고 무조건 시내로 달리자고 했다.

무진장 푸르렀던 도시, 도시를 둘러싸고 있던 건 끝없는 포도밭. 포도밭.


한참을 가던 택시기사.

"목 마르지 않아?"

갑자기 Gas station에 차를 대더니 매점으로 들어가서 콜라 두 개를 사왔고, 하나를 나한테 줬다.

"하늘이 좋지? 좋은 날이야."

두 사람은 잠시 차에서 내려서

푸르른 하늘을 보면서 콜라를 마셨다.


세상 물정 모르던 20대의 동양청년과 황혼에 다가가던 흑인 택시기사.






* 노친네, 나중에 알고 보니 도심 외곽을 한 바퀴 돌았어...*
Posted by 荊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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