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둘째 씨렁이가 다른 집으로 갔다.

   솔직히 뭐라고 글을 남기고 싶지도 않을 만큼 기분이 빠진다. 둘째를 생각하면. 도저히 몸이 감당을 못하겠어서 보냈다고 말을 하고, 그 녀석이 사라진 뒤에 어느정도 비염이 사라지고 사람처럼 산다 치지만 뒤집어 생각해보면 사람이 감당하지 말아야 할 일을 괜시리 저질렀다는 느낌이 너무나도 크기 때문에 가급적이면 말을 줄이고 싶다.


고모부가 아는 집에 갔다. 고양이를 좋아하는 분이라고 하는데 정작 어디에 갔느냐고 하면 가르쳐줄 생각을 하지 않는 것이 더 기분이 안 좋다. 뭐랄까. 친족이기 때문에 모두가 아는 사안에 대해서 비밀인양 감싸고 들어야 하는 느낌이랄까. 마치 아우슈비츠 옆에 초가집 짓고 살던 독일인의 마음이랄까.


계속 물어보지만 이젠 역정을 내시니 뭐라고 할 도리가 없다. 나중에라도 사진이라도 받아오고 싶은데.

이게 사후약방문이겠지.


그냥 내 그릇의 한계인가 싶다.



2.

결국 다시 광고쪽으로 들어갔다. 어떻게 될 지는 알 도리 없다. 바빠지고 다시 술도 먹는다. 정해진 틀에 들어간다는 것은 여전히 나이를 먹고도 힘들다. 나이를 먹을 수록 힘들다. 돈이라는 것은 참 위대하고 두려운 물건. 어쩔텐가. 내가 돈 이상의 가치가 되지 못하는 세상인데.


3.

고장난명이라고 하지만 내가 힘을 주면 손뼉을 치지는 못하더라도 손바닥을 끌어올 수는 있다.

사람의 관계를 지속지키는 것은 노력과 돈과 정성.

하지만 그것이 꼭 내게 좋은 결과물로 나오리라고 생각하지는 못하지만 최소한 저 세개 중의 하나만 모자라도 사람을 내 쪽으로 끌어올 수는 없다. 연애도 마찬가지, 교우관계도 마찬가지.


계속 해 볼까 관둘까 생각중이다. 나에게 스스로 걸어오는 사람에게 나는 별 관심을 보이지 않는다는 것을 새삼 깨달은 몇 달이었다.


4.

앞으로는 어찌될까.

Posted by 荊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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