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3월에 갑자기 오키나와 여행을 가게 된 것은 반 충동, 반 계획, 나머지는 방사능에 찌든 일본열도와 춘삼월에 엄동설한이 몰려온 대한민국의 짜증나는 날씨 덕분이었다. 

사실 원래 일본여행 계획은 나카사키와 후쿠오카를 잇는 규수지방을 방문해서 보고 싶은 마음이 반이고 오키나와를 여행하고 싶은 마음이 반이었다. 한 쪽은 아무래도 일본 근대화의 시발점이었던 부분이니 보고 싶었던 것도 있었고, 나머지 한 쪽은 원래 일본이 아니었던 국가의 잔재가 얼마나 남아있는지 확인하고 싶기 때문이기도 했다.


(유구국의 문장)
원래 오키나와는 조선에 공물을 진상하던 사신이 왕래하던 유구국이라는 섬나라였다. 섬치고는 작은 편이 아닌데다 평야와 분지도 꽤 발달하였고, 대만과 일본 열도 사이에 딱 틀어박혀 동중국해의 가운데 앉아서 중계무역으로 쏠쏠하게 벌어먹던 나라였다. 그런데 이 나라가 사쓰마의 시마즈 가문(우리 이순신장군님께 흉탄을 쏜 그 시마즈 가문 일것이다.)에게 잡아먹힌 뒤 유구국은 몰락하고 오키나와라는 일본의 영역이 되어버렸다. 참 서글프다. 망국의 한이여...세계유산으로 지정된 슈리성이 아직도 남아있지만 있음 뭐하나. 죽은 자식 뭐 만지기인데. 하여간 그런 사연이 있는 나라인지라 뭔가 원폭맞은 나카사키보다 감성적인 자극을 더 주었던 것이 확실하다.



아니, 솔직히 말하면

나카마 유키에가 오키나와 출신이라길래, 그 고장 사람들은 다 저렇게 생겼나 확인하러 간 거였다.
차포 다 떼고 결론부터 말하면, 이 여잔 변종이었다. 씨팔, 물어내! 
(혹시 한국에서 내 블로그 보는 일본인이 계시다면 그냥 농담으로 이해해달라.)


2.
2시간 정도밖에 걸리지 않는 비행거리지만, 우리나라에서 오키나와로 가는 비행기 직행노선은 딱 하나다. 아침 9:40분에 출발하는 아시아나 노선이다. (2012년 3월 현재)
그리고 그 비행기가 연료 채우고 다시 오키나와에서 돌아온다. 그게 12:40분. 그러니까 우리나라에서 아침에 한 대 출발한 뱅기가 점심에 오키나와에서 귀환하는 것이다. 참 애매하기 그지없는 시간대다.

왜 그러냐 하면, 서울 시내에서 6시나 6시 반쯤 출발해서 공항버스를 탄다 치면 7시-7시반에 인천공항에 떨어지는데, 이 시간 가지고는 정말 빠듯하다. 출발시간에 딱 맞출 수 있다. 아침여행 하시는 분들은 알겠지만 탑승수속이 엄청나게 붐빈다. 아침에 오키나와 비행기 한대 뜰 때 중국행 비행기는 너댓대가 뜬다. 아시아나 창구 장난 아니게 복잡하다. 전자여권으로 발급을 받으면 전산 키오스크 시스템에서 혼자 처리해서 그나마 시간이 절약되고 사전에 표를 끊어놓았으면 그나마 빠른창구를 쓸 수 있다. 그게 안 되면 나처럼 짐 싸들고 한 40분 창구에 붙잡혀 있어야 한다. 그러다 보면 출국 수속하고 화장실 한번 들르면 바로 탑승콜뜬다. ㅠㅠ 이건 오키나와에서 한국 올 때도 마찬가지다. 그건 나중에 설명하자.



(아 졸려...나중에 이어써야지.)
 

 
Posted by 荊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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