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1.14 잡설

작은 방 한담 2012. 1. 14. 23:47
1.
고양이들이 이제는 1년이 넘어가니 지들 세상이라고 잘났다고 뒤어다니는데 내가 더 이상 통제를 할 도리가 없다.
어차피 통제를 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던 것이 치기어린 인간의 얄팍한 상상력이었다.
이 놈들은 내가 시야에 없을 때만 소리 지르고 물건을 엎지르고 지들끼리 양양대면서 싸우고 정작 내가 나타나면 조용해진다. 더 웃긴건, 내가 집에 있을 때만 그런다는 거다. 집을 비우면 거의 아무것도 손대지 않고 잠만 잔다.

이것은 말 그대로 '우리가 여기 있다는 걸 알아주세요'라는 시위.
참 가상하게 웃기고
가끔은 마음이 짠해지곤 한다.


2.
 펜싱을 시작한 지 몇 개월 되었고, 솔직히 일주일에 한번 가는지라 그리 많이 늘었다고 볼 수도 없지만
이제는 가끔 상대방의 투슈를 막을 수 있게 되었다. 예전 서양 흑백영화처럼 챙챙챙챙 하면서 막고 찌르고를 반복하는 경지까지는 못가지만 (그렇게 오래 끌 수 있는 경기도 아니다. 해 보니까 레이피어 검술과 펜싱은 전혀 다르다. 검술과 검도처럼) 몇 번 공방을 할 정도는 되는 듯 싶다.

솔직히 이거 왜 배우고 싶었는지 모르겠다. 하지만 지금은 꽤 재미가 들렸다.
일단 검도보다는 더 빠르고 덜 아프다. -.-;;;
내 도가니가 배겨냈으면 좋겠는데.

3.
가슴에 남에게 말하지 못하는 한이나 상처가 있는 사람은
자기자신을 가지고 소설을 한 번 써 보는 것이 상당한 치유효과가 있다.

가장 최근에 쓴 글은 내가 이루지 못한 소망에 대한 은유였다.
내 목표는 그 소망의 성취였다. 대리만족이랄까. 그런 걸 바라고 쓰던 글이었는데 한참을 쓰다보니까 글의 방향이 바뀌어 있었다.  결말로 다가갈수록 소망에 대한 성취가 아니라 나 자신이 왜 그것을 가져야 하고 그것을 원하는가. 그리고 그것에 대해서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느냐에 대해서 질문을 던지고 있더라.

저술이라는 것은 묘한 것이다. 쓰다보면 타자화된 내가 나를 살펴보며 나에게 말을 건다. 그러다보면 내가 놓치고 있던 나를 그 안에서 발견한다. 치유를 위해서 글을 쓰는 사람들은 정말 많다. 이번 글은 하루에 천 자를 쓰기가 힘들었다. 하지만 그 가운데에서 정말 많은 생각들을 하게 되더라.


4.
올 해는 여자를 만나볼까. 
한 살이라도 젊은 시절 본 여자들도 꽝이었는데 나이 마흔에 무슨 여자를 보랴.
더 꽝이지. 기대를 말자.
Posted by 荊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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