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리안

믿거나 말거나 2011. 10. 3. 00:19


동남아로 신혼여행 가면 한번씩은 먹고 다시는 먹지 않는다는 전설의 과일 두리안. 나는 전설따윈 믿지 않지만 그 맛이 어떤지는 심히 궁금하긴 했었다. 그렇다고 과일을 먹기 위해서 비행기를 잡아타고 동남아까지 갈 정도로 부자는 아닌지라 그냥 맛과 냄새가 따로 노는 과일 정도로 치부하고 있었는데 지난 주에 조금이나마 체험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

2.
아는 지인 부부께서 동나마여행을 관광다녀왔다가 두리안이 함유된 초콜렛과 카라멜(?)을 사 왔다. 그런데 이걸 사람들 많은 곳에서 같이 먹자고 공개를 했다는 것이지. 모두 눈치 보다가 하나씩 집어 먹었는데...풍미는 괜찮더라는 거다. 일단 가공식품이니까 그렇게 비위가 약한 사람 아닌 이상 다 먹을 수 있었는데....아, 이거 냄새가 장난아니더라. 쓰레기가 발효되는 냄새랄까. 전형적인 곰팡이냄새. 생과일은 여기에 암모니아 냄새가 진하게 올라온다는데 과연 그러면서까지 먹을만한 과일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3.
먹을 때는 몰랐는데 먹고 나서 트림을 하니까 이거 보통 문제가 아니더라. 내 뱃속이 하수도 종말처리장이 된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이거 먹고 폐쇄된 공간에서 트림을 하면 주변 사람들에게 맞아죽을 거라고 누가 농담을 했는데 이거 농담이 아니었다. 엘리베이터에서 이거 먹고 트림했다간 지역사회에서 매장될 것 같았다. 나중에 말을 들어보니 현지에서도 [홍어]취급을 받는 과일이라고. 호불호가 거기서도 갈리는 음식인 모양이다.
(하지만 거기서는 '오오미 두리안이랑께~' 따위 3류 농담은 하지 않겠지.)

4.
궁금했다. 트림이 이 정도면 방귀는 어느정도일까? 아마 더 심하면 심하지 덜하진 않을 것 같았다. 사 오신 부부도 그것까지는 모르겠다고 하더라. 그런데 그날 밤에 워낙 많이 먹었던지 뱃속에 가스가 차기 시작했다. 그리고 자기 전에 한번 거하게 가스가 나왔는데......

경험하는 것은 별로 권장하지 않겠다. 급격하게 기온이 올라간 가을밤에 창문을 좀 오래 열어두어야 했다는 것만 말해둔다. 
  


Posted by 荊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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