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전8전

작은 방 한담 2011. 8. 2. 00:35
사람의 삶에 [성공]이라는 두 글자나 [성취]라는 단어를 자신의 일대기에 새겨넣을수 있는 사람이 과연 태어나서 몇이나 될 것인가 상상해본다. 내가 하는 일은 참으로 작은 일들인데 이 일에서도 그런 단어를 찾아내는 것이 힘들다. 뒤돌아 생각해 볼 때 사람의 입에 회자되는 그 많은 위인들과 기인들은 그들의 삶 이면에 얼마나 많은 피와 땀을 흘렸을까 생각해 본다. 아마 그들은 지나온 과거를 회상하지 않았을 것 같다. 뒤돌아보기에는 참 힘들게 버텨낸 시간들이었을 것이라 추측한다.

뭔가 힘써서 내달리던 길에서 자신이 원하는 것을 결승점에서 얻지 못한다면 그보다 더 한 낭패가 어디있을까?

가끔은 그런 생각에 두려움이 엄습하고, 내가 마지막까지 생을 달려갈 때 내 손에 한 줌 쥐어지는 것이 없을까봐 두려워한다.

아니, 그것보다 더 두려운 것은
내 삶의 종장에 가서야 그 가치를 입증받는 것이 더 두려울지도 모른다.
평생 일구고 열매를 맺어놓았는데 정작 열매는 따먹어보지도 못하고 죽어버리는 농사꾼이라니. 참 불쌍해보이잖아. 

그래도 달려가는 것 외엔 길이 없는 것 같다.
그런데 이젠 어디로 가야하나 하고 두리번거리게 된다. 이 길을 계속 가야하나. 아니면 뭐 다른 곳 더 쉽게 갈 수 있는 길이 있는가. 어차피 어디로 가던 넘어지는 것을 같을텐데.

인생은 7전8기가 아니라 7전8전, 넘어지고 또 넘어지고 기어서 가는 과정. 
Posted by 荊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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