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들은 말한다.  젊은이들은 노력과 끈기가 부족하다고.
어른들이 늘 말하는 걸로 봐서 젊은이들은 늘 노력과 끈기가 부족하다가 어느 날 머리가 벗겨지고 정력이 떨어지면서부터 노력과 끈기가 생기는 건지도 모르겠다. 각설하고, 노력이건 자신감이건 인간의 행동을 좌우하는 심리요소가 사람의 인생과 행보에 영향을 미친다는 건 중요한 일이라는데 이견이 없다.

연애할 때도 마찬가지다. 자신감이 없는 남자는 여자가 좋아하지 않는다.
옳은 것만을 말하고 고아한 품성을 지닌 소심한 사내보다는
매일 돈이나 꾸러다니고 입에 거짓말을 달고 하는 대범한 남자를 여자들은 더 좋아한다.

(사실이다. 관찰자적 시각에서 충분히  목격한 바니까 토달지 마라. 네 주변에 다 그런 년놈들 밖에 없는거다고 말한다면 뭐, 나도 할 말은 없다. 내 비천한 환경을 욕하라)

노력과 자신감이라는 것은 누군가가 채워주지 않는다.
대신, 누군가가 빼앗아 가는 것이다.

정기충천하고 세상에 거칠 것 없는 남자도 딱 여자에게 열 번만 차이면 그 남자는 연애에 관한 한은 주눅이 들 수 밖에 없다. 노력도 마찬가지다. 내가 기를 쓰고 작업한 거 열 번만 리턴되서 들어오면 사람이 소심해지고 자기 자신에 대해서 환멸감을 느낄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이게 사람이라는 동물이다.
짐승은 안 그럴까. 첫째 고양이가 다리를 다친 뒤에 새로 생긴 표정이 하나 있다. 고개를 죽 빼고 눈만 위로 떠 올린, 말 그대로 [불쌍해 보이는]표정을 가끔 짓곤 한다. 높은 곳에 올라가기 힘들다던가. 예전에 올라간 곳을 못 가던가 하면 그런 표정을 짓는거다. 최소한 스스로의 삶에 대해 과거를 느낄 수 있는 동물이라면 누구나 자신감과 노력의 상실이라는 짐을 지게 마련인 듯 하다.

결국 자신감와 끈기라는 것은 그러한 슬럼프를 벗어나는 것 외에도
꾸준히 자기자신에게 무언가 성취욕을 계속 심어줄 수 있는 것이 있어야 유지되거나 향상될 수 있는 성질의 것이라고 생각된다. 고양이에게 계속 딸랑이를 흔들어주다가 마지막에 고양이가 잡도록 만드는 것처럼.

내가 가장 쉽게 할 수 있는 것부터 성취욕을 만족시키는 것도 하나의 훈련이 될 것 같다.
매일 실패하는 인생만큼 불쌍한 게 어디 있을까. 내가 노력하는 만큼의 효과가 나올 거라는 자기암시를 꾸준히 걸어줘야 할 것 같다.

그런데 여자문제는 이거 쉽지 않네. 돈이나 많으면 술집 아가씨라도 꼬셔볼텐데 그것도 안되는 재정적 난망함이니.

 
Posted by 荊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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