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거움

작은 방 한담 2011. 6. 17. 22:32
글을 쓰기 위해서 블로그를 열었고
블로그에 글을 씀에 있어서 소재나 내 기분의 어떤 상황이건 거리끼지 않을 것임을 맨 처음에 천명하고 시작했건만 해가 가고 날이 가니 나도 모르게 눈치를 보고 있는 내 자신을 발견한다.

스스로의 발전하지 못하는 처지에 대한 자괴감이거나
필력이 떨어졌거나, 혹은 기타 그 외의 상황일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하나 분명한 건, 내가 무언가 계속 중압감을 느끼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뭔가 호구지책을 위한 기술을 배우고 있다. 하지만 그것이 호구지책이 될 것인지는 모른다.
오히려 그것때문에 내가 지금 전심전력을 다해야 할 일에 대해서는 손을 놓고 있는 상황이다.
그것이 나를 슬프게 한다. 하지만 어쩌면 이게 냉철하게 판단했을 때 훨씬 현실적일 수 있고
장래에 내 목숨을 구차하게 연명해 나갈 묘책일수도 있다.

근본적인 원인이 그것이지만
그런 상황에 맞물려서 개인적으로 받는 스트레스라는 것은 내가 느끼는 것 이상으로 심각한 상황인 듯 하다.

하루종일 차를 몰고 경기도 남부지역에 큼지막한 신도시는 다 돌아다녔다.
내가 이거 뭔 짓거린가 하는 생각이 80%
이러다가 장래에 대한 계획은 전면 수정되겠구나가 10%
역시 이번에도 이 모양인가가 10%였는데

결국 이러다 보니 슬슬 몸을 사리게 되고
정작 제대로 배우거나 조언을 구하거나 정보를 얻는 일도 의도적으로 피하게 되고
다시 딱딱한 껍질속으로 들어가는 게 아닌가 싶은 생각도 든다.

게다가 연애전선같은건 아예 발생할 여럭도 환경도 조건도 우연도 기적도 없다. (--)  

조금만 더 버텨볼까
버텨볼까
아니면 그냥 물 흐르듯이 떠밀려가 버릴까.

삶이라는 게 갈수록 무의미하다는 느낌이 드는 현재. 
Posted by 荊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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