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02.28

작은 방 한담 2011. 2. 28. 01:10
1.
사람은 지식인입네 하는 것보다 광대나 코미디언으로 사는게 훨씬 많은 걸 보고 들을 수 있는 것 같다.
광대나 지식인이나 별 다를 것도 없고, 솔직히 변별력도 없지 않은가. 둘 다 양복을 입혀놓으면 누가 누군지 모르는 게 세상 아닐까. 더군다나 민낯도 안 보이는 인터넷세상이라면 더하지.

그냥 적당히 나사빠진 듯 사는 게 모두에게 이로운 듯. 
하지만 현학자의 버릇을 던져버린다는 것도 쉽지는 않다.


2.
사람이 10년을 한결같기가 힘들구나.
사람에 대한 마음가짐이 난 20-30년은 가는 게 보통 기본이라고 생각했는데
짝사랑도 10년을 가지 못하는구나.

원한이 오히려 사랑보다 오래오래 머무는구나.
졸렬한 인생이여.


3.
교회 고등부에 교사들 기도제목을 지난 주 나누었다.
나랑 또 다른 선생의 기도가 가장 급했다.
둘 다 사회에서 원하는 포지션으로 가고 싶어했다.

이번 주는 한 명은 그리고 가고 한명은 그 자리를 자발적으로 포기했다.

뭐, 그러려니 한다. 어차피 갈 곳이 못되었기도 하지만
언젠가부터인가 익숙해졌다.

교회던 성당이건 불교건, 신앙이 없는 사람들에게는 좀 낯선 광경이겠지만
어떤 갈망하는 소원에 대한 종교적인 기도행위라는 것은 주술적인 의미 이상의 것을 지니게 된다.
종교활동이라는 것은 그러한 인간욕망과 순리 사이의 조절이라고 생각하지만
가끔은 오성으로 판단하기 어려운 부분의 개입을 목격하곤 한다.
믿는자는 기적이라고 하고
불신자는 우연이라고 하고
믿는자는 평안이라고 하고
불신자는 자기최면이라고 하지만...그것까지 내가 어떻게 단정지어서 뭐라고 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각설하고,
내 기도에 대한 응답은 20년전부터 [hold & wait] 외에 답이 나온 적이 없다.

그냥 기분 나쁠 때 생각하면 [아 X바, 기도를 하던 안 하던 같은데 왜 기도를 해야하나]까지 갈 정도인데
솔직히 모를 일이다. 영험없는 부처는 발광(發光)도 못한다고, 딱 그 꼴이긴 한데...

유야무야 그렇게 지내온 게 20년이면
차라리 북두신권을 찾아다니는 게 더 빠르지 않았을까 싶기도 하다.

전체적으로 뭔가 계속 소실되는 기분. 아하, 종교활동에서도 이런 기분 느끼기 시작하면
밑도끝도 없는 슬럼프로 빠져들 뿐인데.

이것도 또 다른 자기최면이 될수 있으니
오늘까지만 불평하고 내일부터는 다른 희망찬 걸 생각해 봐야겠다.


4.
예쁜 여자나 찾아봐야지.


Posted by 荊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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