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면서 종종 만난다.
사람이 얄궃게 굴어도 그 얼굴만 보면
그냥 마냥 인생이 살만하구나 싶은 착각에 잠시 머물게 해 주는 사람.
이건 엄밀히 말해서 현실이 아니다.
옥시토신의 분비와 마찬가지로, 나 스스로가 한 개인에게 상정해 놓은 분위기의 쾌락일 뿐이다.
실체와는 다른 내가 만들어 놓은 프레임을 보고 내가 기꺼워하는 것이다.
고등학교 시절 혼자 끄적거려 써 놓은 시를 보고
"아아 이런 절묘호사를 내가 짓다니!" 하면서 엉엉 울어대는 것과 비슷하달까.
하지만 그런 게 있으니
사람들이 서로 사랑도 하고 결혼도 하고, 자식도 낳고 그렇게 세대를 이어가며
인생을 자기가 알지 못하던 것들로 채워가는 것 아니랴.
문제는 현실과 이상의 괴리가 어느정도 되느냐의 문제인데
살면서 조금씩 두 사이의 접점을 좁혀나가려는 노력을 하고 있는 것 같아도
어느덧 정신 차리고 나를 보면
그 둘 사이에는 천길 억겁의 절벽이 존재하고 있더라.
결론: 이래서 연애하겠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