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어젯 밤에 갑자기열이 펄펄 끓어올라
하던 일을 모두 멈추고 침대로 기어 들어갔다.
하던 일이래봤자 설거지였으니까 별 상관 없긴 했지만 만약 설거지가 아니라 야근이었다던가, 뭔가 시간을 더요하는 작업이 내 앞에 놓여있었다면 아마 난 오늘 아침 쯤 몸살에 직격당하고 사경을 헤메고 있었으리라.
바꿔 말하자면 잠을 잔 덕에 몸이 그나마 좋아졌다는 것이다.
실상, 많은 샐러리맨들의 몸살이나 감기나 원인을 알 수 없는 병들중 많은 수가
집에서 신나게 자고나면 낫는다고 한다. 한 사흘 정도?
그런데 어떤 회사가 사흘간이나 평일에 잠을 잘 시간을 줄 것이며
애들이 잠자는 아빠를 놔 두겠냐고. 쯧쯧....
많은 이들이 이렇게 말한다.
"아픈 건 회사 관두면 낫는다"
어떤 부분에선 진리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관두면 그 다음부터는 또 다른 스트레스가 생기겠지.
생존이라는 부분에서 스트레스를 받지 않기 위해 신체리듬을 학대하는 동물이라는 게
과연 만물의 영장인지 잘 모르겠다.
2.
하지만 이건 전혀 다른 예인데.
수면시간 30분이 모자라서 머리가 아파본 적이 있는가.
혹은,
9시간 10시간 잤는데도 머리가 띵했는데
5분정도 머리를 책상에 박고 잤더니 개운해진 적이 있는가.
가만히 보면
잠이라는 것은 시간의 절대치로 산정해서 풍족함을 누리는 것은 아닌 것 같단 말이다.
꿀잠이니 단잠이니 쪽잠이니 등등등 시간을 쪼개가며 짧은 시간을 자도 몸을 활성화시키는 잠이 있는가 하면
하루종일 주야장천 사시사철 연연세세 잠을 자도 머리만 아프고 멍하기만 한 잠도 있으니
뭘 어떻게 자야하는 건지 잘 모르겠다.
쉽게 짧게 깊게 활기차게 자는 방법을 아는 것도 좋을텐데.
3.
잠을 잘 때 이 생각 저 생각한다고 잠이 드는 것이 아니라
그냥 눈을 닫은 채로 눈꺼풀을 보고 있는게 잠이 더 잘 오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