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복강도

투덜투덜 2010. 12. 20. 00:43
금속공학에서 물체가 변형되기 시작하는 응력의 계수를 항복강도라고 한다. 할 것이다.

피로가 누적되는 금속피로던 물질이 변형되는 항복강도의 정점이건
사람도 마찬가지인 것 같다.

화가 화를부르고 재난이 재난을 부른다지만 정말 올해만큼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일이 꼬이는 상황도 
그리 흔치 않았다. 남들은 아홉수라는데 아홉수도 아니면서 왜 이런 경우인지.

어머니 병환에, 회사는 접었고, 인간관계는 허탈하기 그지없는데 예상치 못한 지출은 늘어나고
고양이는 아파서 자빠지고, 하반기를 투자했던 시험에서는 물을 먹고 연애는 저 먼 하늘의 별인데다 장래는 한 치 앞을 알아볼수 없는 상황에 놓였으니 

이런 일이 한 해에 한 두개씩 온다거나, 쉬엄쉬엄 간격을 주고 오면 모르겠는데 거의 한달 반 간격으로 몰아쳐서 사람을 때리는데 아주 환장할 노릇이었다. 아직 열흘정도 남았는데 이제 뭐가 있을지 모르겠다. 

나람 사람은 불평불만은 잘 해도 쉽게 생각을 고쳐먹는 사람도 아니고 죽기 전까지라도 고집을 꺾는 부류는 아니다. 안되면 오기로라도 버텨야 한다는게 지론이었는데 어저께 갑자기 그런 생각이 들었다.

"다 때려치자 그냥."

계속 개기고 개기면 뭔가 빛을 볼 가능성도 있겠지만 그게 과연 언제일까.

누군가가 내게 그랬다.

70년 여자를 쫓아다녀서 호호백발 할머니 할아버지때 사랑을 얻어 결혼하면 그게 실패한 삶인가 성공한 삶인가?
사랑의 강도가 70년을 살게 했다면 성공한 삶일까?
분명 돌아보게 되어 있는데.

지금 난 내가 살아온 삶하고 내가 살아갈 삶하고 딱 중간지대에 와 있는 것 같은데
여기서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해서 근원적인 의구심이 생기는 중이다.
내가 정말 잘 한 걸까?

정답은 그냥 계속 가는 것일게다. 그게 내가 지금까지 살아온 인생의 방식인데
쩍쩍하고 마음속에서 뭔가 깨져 벌어지는 소리가 난단 말이다.

어떻게 해야할까.




12월 말까지는 혼자 좀 생각을 해 봐야겠다.
워낙 운수가 험해서 옆에 누가 있는 것도 이젠 불안하다.
Posted by 荊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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