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원적인 의문

투덜투덜 2010. 10. 8. 13:36
1.
진실로
용서와 화해를 하게 되면 구원이 찾아오는 것일까?


성폭행 당한 여자가
미친듯이 가슴을 쥐어 뜯다가 혼자 용서하고 마음의 평안을 얻는 것처럼

그냥 내가 살아남기 위해서 자위하는 짓거리를
용서니 화해니 구원이니 하는
달콤하고 고상한 말로 포장하는 것에 다름 아닌 것이라면


2.
이게 [밀양]에서 한 이야기였지. 
사실, 이청준의 [벌레이야기]에서 나타난 상황은 영화보다 더 지독하다.

이건 각자의 몫, 혹은 영원히 오지 않을 딜레마일지도 모른다.
종교가 있는 사람의 몫이라면 더더욱 그러하고.

어느 누구도 부족한 인간에게 신의 파편을 흉내내라고 할 수는 없다.


3,
난  그래서
죽을 때까지 미워하고
죽일 수 있으면 죽이라고 말하고 싶다.

사람 주제에
신의 자비를 흉내내는 불경건한 인간들이라니

사람은 사람의 감정에 충실해야
그 끝에 가서 구원의 끝자락이라도 조금 만져보는 것이리라.

속으로 배알이 꼴려 죽겠는데
난도질을 하더라도 끝까지 난도질을 해야 직성이 풀리겠는데
누가 내게 용서를 하라고 권한단 말인가?
내가 되어보지도 않았으면서 말이다.

Posted by 荊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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