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09.01

작은 방 한담 2010. 9. 1. 21:21
1.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아직까지 연락하는 사람은 딱 네명. 나까지 합쳐 다섯.

그 중의 마지막
영원히 젊음을 구가하며 찬란하지만 구질구질한 싱글을 누릴 줄 알았던 마지막 친구가
드디어 결혼을 한다는 발표를 했다.

진작 말하지 그랬냐는 말에 늘 그렇듯 어눌한 목소리로 바빴다고 이야기하는 친구.

드디어 모두가 간다. 
들어갔다 빠져나온 사람도 물론 존재한다만.

그 친구와 통화를 마치고 나니 하늘에서 빗줄기가 억수같이 쏟아졌다.
뜨거웠던 여름이여 안녕인가.


2.
무언가 사람들은 착각하면서 그 착각을 사실이라고 생각하며 사는 걸로 위안을 받는 걸지도 모르겠다.
저 사람은 날 좋아해 라던가
이번 일은 우리회사에 떨어지는 게 확실해 라던가
내 인생은 지금부터 꽃피게 될거야 라던가

기타등등

깨지 않아야 할 착각이라면 영원히 깨지 않는 것도 나쁘진 않을 것 같다.
누가 태양을 맨 눈으로 하염없이 응시할 수 있을까?


3.
뭔가 하나 둘 잊혀지고 잃어버리는 것 같은데
그게 뭔지 모르겠다.


4.
마피아의 격언이 생각난다.
"믿을 수 있는 것은 피붙이 뿐."
Posted by 荊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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