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알던 후배놈이 알던 선배라고 사무실에 놀러왔다.
아, 여자애다.
아무리 남초현상에 찌든 인생역정이라지만 그래도 가끔 귀엽거나 이뻐보이는 후배 하나 정도는 있는 법이다.
40 가까이 살면 말이지.
(이거 써 놓고 보니까 무지하게 우울한 멘트로구나)
하여지간 놀러왔는데
뭐랄까나
세상은 국방부시계처럼 건전지빼도 돌아가는 와중인데 모여서 이야기하면 왜 과거의 기억들이 현실을 지배하고 나이를 먹는 줄 모르는 건지 모르겠다. 꿈속의 꿈인가. 젠장. 어디 물속에라도 떨어져야 하는건가.
2.
다들 그러고 산다.
나는 나이를 먹지않을거야
그래도 이래뵈면 동년배에 비해서 젊어보이지 않나
아직 기회는 있어
언제든 내가 원하는 것을 내가 원하는 때에 얻을 수 있을거야
아마 환갑진갑미수백수 다 지낼때까지 사람들은 이러고 살 것이다.
3.
하루하루가 길기도 하고 짧기도 하다
내 일을 할 때는 짧고 남의 일을 할 때는 길다.
4.
진심이 통하는 세상이라는 게 존재했다면
아마 현실은 이렇게까지 일그러져 있지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