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역사에 나름대로 각 왕조는 뭐 하나씩은 후대에 만들어놨다.
폭군시황의 진나라는 도량형을 통일했고
멍청이 토목군들의 나라 수나라는 대운하를 중국에 파댔으며
당나라는 문화를 완성하고 명나라는 뭘 하고 어쩌구 하여간 뭔가 하나씩은 해 댔다.
죽국 남조의 양나라에서 나온게 천자문이다.
양무제라는 황제가 주흥사에게 명해서 만든 글모음집.
일설에 의하면 양무제가 정해준 데드라인이 달랑 하루였단다.
주흥사가 잘난 척이라도 했던가 아니면 양무제가 아예 악심을 품고 주흥사를 잡으려고 했던 모양.
주흥사는 2996자까지 채록을 해 놓고 마지막 네 글자를 찾지 못해서
빌빌 말라죽어가고 있었다. 이제 닭이 울면 입궐을 해야 하는데.
주흥사는 초죽음이 되어서 자신의 모자람을 한탄하고 있는데
홀현히 귀신이 나타나서 焉哉乎也네 글자를 불러주고 갔다는 것이다.
그래서 겨우 삼천자를 맞추었는데....나중에 아침에 확인해보니
흑단같은 머리카락이 하룻밤만에 새햐얗게 변했다는 것이다.
(공무원 스트레스, 자살..뭐 이딴 이야기하려는 게 아니고.)
焉哉乎也(언재호야)는 몽땅 어조사다. 헛말이다. 따로 뜻을 갖는 글이 아니다.
하늘땅 검고 누르다로 시작한 인간천하의 가르침을 담았다는 삼천자는
마지막 4글자를 모두 허수로 채우고 있다.
허탄한 것이지만 그것이 빠지면 완성이 되지 않는다.
화룡점정도 마찬가지. 도트 하나 빠져서 이륙을 못하는 드래곤이라는 것도 그런 종류일 것이다.
뭔가 부족한 것은 정말 내가 생각지도 않았던 하찮은 것이었을지도 모른다.
사업이건 저술이건
연애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