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자기 잘난 맛에 살아가기 마련이다.
그리고 내 곁에 있는 소유물들이 다 내것이라고 생각한다.

천만의 말씀. 내 곁에 있는 것들은 언젠가 모두 나를 떠나간다. 벌거숭이인 육신조차 언젠가는 날 떠나간다.
늑탈당하고 침식당하는 것 때문에 사람들은 괴로와하고 내가 가진 소유를 움켜쥐지 못함을 괴로와한다.
별별 미사여구를 다 동원해서 인생의 의의를 찾는다고 하지만 결국엔,
[내가 원하는 것을 갖는 것]이 인생의 간명한 요약이다.

하지만 언젠가는 다 놓을 수 밖에 없다.
내 스스로의 의지로.
그리고 외부의 힘과 영향에 의해서.

동서양의 수많은 예화들이 있다. 그리스 신화의 니오베나 성경의 욥이나 동양의 한단지몽이 다 그 이야기다. 사람은 자기가 가진 것을 자만하고 자고하지만 그것이 사라질 때 한없이 무력해지고 비참해진다.
스스로가 가진 주체성과 관계없이 비참해지는 것이다. 
유물론적 사고에 종속되어서? 아니라고 생각한다.
내가 전술한 바, [인생의 의의]를 잃기 때문이다.

여기에서 수많은 고승대덕들은 불탄 자기 시체에서 살아나는 불사조처럼 분연히 일어나서
스스로의 주체성을 깨닫는 오도송을 지었지만 범인에게 그것이 가당한가 모르겠다.

스스로에게 묻는다.
어느 날, 내 모든 것이 사라지는 그 날에 나는 과연 무엇을 어떻게 하며 살고 있을 것인가?
지금도 상당히 많은 부분이 소실되어 있는 상태다. 그만큼 무력감도 많이 느낄 터이다. 
하지만 전부라고 할 수는 없다. 전부라고 할 만큼 내 주위의 모든 것이 사라질 때가 되면
과연 나는 어떻게 살 수 있을까?

잿더미에서 부활하는 피닉스처럼 살아날 수 있는 개인적인 수양이 있을 것인가?
아니면 그냥 악으로 깡으로 버티면서 암울하게 남은 잔생을 물어뜯으면서 살것인가?
이도저도 아니면 절망속에서 천천히 죽어갈 것인가?

다가오지 않아서 모르지만 
상실의 시간은 누구에게나 다가오는 법이다.
대비해야 할 때가 올 것이다.


Posted by 荊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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