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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11.26 역사 4
영국의 역사학자 에드워드 H.카 가 말하길 "역사는 과거와 현재의 대화"라고 설파한 바 있다. 실증적 역사관을 가지고 있던 이 양반은 당신보다는 저서의 제목 [역사는 무엇인가]라는 책으로 더 알려져 있지만 이 사람이 이야기하려는 것은 간단하다. 역사는 해석자의 주관적 가치판단에 의해서 바뀌게 된다. 그러나 가치판단에 의한 오류를 최소화 해야한다. 그래서 실증적인 분석이 우선되야 한다는 것이다.
여기까지는 현재 뉴라이트(라고 쓰고 병신빙다리핫바지라고 읽는다)들의 주장과 별다른 것이 없다. 계량학적으로 일제시대가 우리나라에 베푼 수혜를 인식하고, 박정희시대의 업적을 찬양하고 국민들이 세운 민주화운동에 대한 가치재평가를 이야기하는 것과 별다른 차이가 드러나지 않는다.
그러나 카는 [인간의 진보에 대한 열망]을 가지고 있던 사람이었다. 한 영웅의 삶이 아니라 대중의 진보는 직선이아닌 후퇴와 전진을 반복하면서 점픙되는 역사를 갖는다고.

어쩌면 지금 일어나고 있는 우리시대의 어쩌구니없는 전체주의적 행보는 전진을 위한 퇴행일지도 모른다. 사람들의 지식과 생각이 발전할수록 퇴행에 대한 반감을 쌓아가기 마련이고 구 시대에는 미덕이었을지 모르나 기술과 문명이 발달하면서 폐습이라고 생각되는 것을 과감히 버리면서 개선해 나간다. 그것은 인류의 어느 곳에서나 마찬가지이다.

그러나 지금 이 시점에서의 가장 큰 문제점은
소수의 위정자와 일단의 학자들에 의해서 이미 20여년 전에 용도폐기된 [국가주의적 경제관]과 국가의 존재기반을 흔드는 [독립체로써의 국가의 정통성]에 대한 개념을 치환하려는 데 있다. 그리고 그 치환의 방법으로 차후세대의 교육을 선택했다는 것이 더욱 큰 문제가 된다. 진시황의 분서갱유는 단순한 지식의 공급차단에 지나지 않았으나 후세에 악명높은 악행으로 기록되었는데 아예 한 세대가 이룩해놓은 업적을 (그걸 업적이라 보지않는 것이 문제겠지),  80년대 이후 지금까지 한 세대가 동시대인들의 시체와 생존자의 피로 얻어 낸 권력의 평등화를 오류라는 이름 하에 뒤바꿔 교육을 시킨다면 무슨 일이 일어나겠는가?

히틀러 유겐트로 유년기를 지내고, 소년병으로 징집이 되어서 미군과 러시아군에 맞서 싸우다가 어느날 집에 돌아가 폐허가된 가산을 발견하고 난 한 독일 사내가 [미치광이 나라]라고 자신의 조국이 힐난 받는 것을 보면서 스스로 깨닫는다."아, 우리는 잘못된 지도자를 만나 잘못된 교육을 받았고 그 덕에 우리가 후손에게 뼈아픈 유산을 남겨주게 되었구나."
 이것은 사실에 가깝다. 저런 식으로 독일인들은 스스로에 대해서 준열하게 반성을 했으니.

그런데 지금 이건 무언가?
동양문화의 특성일지도 모른다.
"연장자는 아랫사람에게 실수를 인정하지 않는다"라는 것.
그래서 우리옆나라에는 대동아공영권의 꿈을 꾸며 태평양에 욱일승천기를 날릴 꿈을 꾸는 곰팡내나는 노인네들이 산다. 그리고 그들은 그걸 자기 후손들에게 그대로 교육해 왔다. 그래서 저들의 일그러진 꿈은 시들지 않는다. 지금 2008년 2009년, 우리들의 정권이 하는 일은 섬나라 제국주의자들의 방법과 무엇이 다른가? 군사독재의 망령들이 살아 숨쉬는 주제에 애들의 교육을 맡겠다고?


일찌기 한국통사에서 박은식 선생은 이렇게 말했다.
 [국어와 국사는 그 나라의 혼(魂)이며 병기와 산업은 껍데기에 불과하다]고.
나라가 어지러울 때 목숨을 걸고 일어섰던 선각자들과 예언자들의 말을 기억하라.
이명박 장로는 익히 잘 알고 있는 성경을 펴보라. 열왕기와 역대기를 보고 민중의 사이에서 예언자들이 무슨 말을 했는지를 보고 그 말을 듣지 않은 왕이 어떤 식으로 자반뒤집기를 했는지를 준열히 묵상하라.

이대로 가면 당신 혼자 죽지 않는다.

Posted by 荊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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