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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1.06.20 동생이 아프다 8
  2. 2008.12.10 My Brother's wedding - 1111 2
회사에서 체육대회를 하고난 뒤 식중독에 걸려서 지금 병원에 입원해 있다.
원래 장도 안 좋고, 늘 야근을 하는 회사라서 몸이 더 축나면 축나지 좋아질 리 없는 처지인지라
솔직히 좀 걱정스럽다.

우리나라 굴지의 회사, 이 회사가 없으면 나라가 망한다고 노인네들이 믿는 그 회사에 들어갔고
봉급도 잘 받고 그 덕에 결혼도 무사히 해서 자식도 두었건만, 이 녀석의 삶은 시간이 늘 모자라다.

내가 꿈나라를 헤멜 무렵 이 녀석은 아침 셔틀버스를 타고 경기도 남부의 회사본사까지 들어가고
내가 모든 일을 다 마치고 잘 준비를 할 때 쯤 되서야 회사 문을 나서서 버스를 탄다.
그 회사에 들어간 이상, 아마 적어도 지금부터 10년 이상은 더 그렇게 살아야 할 것이다.
자기 자식은 부모님에게 맡겨두고, 두 부부가 그렇게 살아간다. 돈은 그렇게 주니까.
그리고 토요일도 출근, 일이 있으면 일요일도 출근
회사에 일이 있으면 야근이야 예사.

그렇게 살다가 몸이 축나거나 어려워지면
회사는 한14박15일에서 한달짜리로 여행을 끊어준다고 한다.
그렇게 살아간다.
그리고 그렇게 살아갈 수 밖에 없으니까, 이제는.

난 내 삶이 빈한하다고 여기지만 그렇다고 내 동생의 삶을 부러워하지 않는다.
부모님은 내 동생의 삶을 당연한 것으로 여기고 내 삶을 '실패자'의 삶이라고 간주한다.
(아, 내가 오버하는 게 아니다. 우리 아버지는 쿨하시기 때문에 자식을 그냥 면전에서 실패자라고 부르신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동생이 너무나도 불쌍하다.

내가 이렇게 나름대로 자유롭게 돈 없이 대충대충 살아가는 대신
내가 져야 할 가정의 짐을 내 동생이 대신 떠 안고 사는 것이 아닐까 싶어서.

혼자 병원에 누워있겠지.
어린 조카년 때문에 아마 아무도 병원에 가지 않았을 것이다.
내가 가 있을까.

나 어릴 적엔
난 내 나이 마흔에 가까워지면
동생하고 둘이서 주말에는 어디 낚시나 다니면서
두런두런 돌아다니는 삶을 꿈꾸곤 했었다.

그런데 그게 아니더라.
세상은 그게 아니더라고.
 
Posted by 荊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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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 Brother's wedding - 1111

2008. 12. 10. 2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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