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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1.10.01 대다수를 위한 면죄부
가끔 과거조사, 과거청산이라는 말을 종종 접하게된다. [지나간 것은 두리뭉실]이라는 지극히 간편한 사고방식을 지향하는 대한민국 국민들에게는 참으로 낯선 단어가 아닐 수 없다. 그리고 저 말에 대해 알러지를 가지고 있는 높은 양반들이나 먹물이 들어간 척 하는 오징어땅콩같은 인간들은 늘 저 이야기를 할 때마다 후렴구로 부르는 동일 레파토리가 있다. "그 당시에 그러지 않고서 어떻게 대다수가 살았겠느냐. 이해해줘야 한다." 라는 말이다. 난 그럴 때 이런 말을 해 준다.
"같이 살아보지도 않아놓고 웃기고 자빠졌네."


2.
예전에 지존파라는 살인집단이 있었다. 이 집단은 강도집단이 아니라  감옥에서 출소하기 전 결성되어 오직 목표를 [부자납치+살인+현금탈취]로 잡고 결성된 집단이었다. 앗쌀하게 끔찍하다. 목표의식을 잡고 그대로 범죄를 실행한 사람들이라는게 더 무섭다. 그런데 이 중에 한 에피소드가 있다.
이 중에 홍일점 여인이 있었다. 부자가 아닌데 부자인줄 알고 잡혀온 여자다. 지존파가 이 여자에게 불쌍하긴 한데 너도 같이 살인하지 않으면 죽여버리겟다고 협박을 했다. 그래서 범행에 동조해서 살인까지 참가했다. 그런데 시간이 갈수록 여자가 미쳐버릴 것 같았다. 결국 이 여자는 경찰에 조직을 밀고했고, 그때까지 이런 살인집단에 대해 알지도못하던 경찰은 그때서야 이 경천동지할 사건을 수사해서 지존파를 잡아낸 것이다. 그 여자 아니었으면 영원히 미스테리로 남던가. 아니면 지금도 어디선가 사람들이 실종되어 죽어 나가고 있었을 것이다.


3.
사람이라는게, 머리로 생각해 보면 [궁지에 몰리면 뭐든지 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고, 여기저기 극한에 몰리다보면 그런 일도 또한 실제로 심심치 않게 하는 경우를 보게 된다. 뉴스가 될 법하니까 뉴스가 된다는 생각은 일단 접자.

하지만 실제로 그런 일을 당해보면, 사람이라는 것은 여간해서는 그런일을 벌이지 않는다는 것도 알게 된다. 여자 끼고 사업을 하자는 제안을 들어봤다고 생각해보자. 돈 많이 번다고 이야기 들어보자. 그런다고 우리가 덥석 그 일을 할 것 같은가? [불법]이라는 말은 둘째 치고서라도 '에이..사람이 어떻게 그렇게...'라는 생각이 머리를 지배하게 된다는 거다. 공공기관에 뇌물을 주면 일이 쉽게 풀린다고 이야기를 듣는다. 줄 수도 있다. 하지만 사업하는 사람들 머릿속엔 이런 생각이 더 크다 '에이...그렇게 일을 해서야...." 이게 정상적인 사람들의 행동인 것이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나도 겪어 본 일이다.

우리가 1930년대 일제치하에 산다고 쳐 봤을때, 누가 와서 조국과 민족을 배반하고 영달을 꾀합시다. 라고 하면 말이지. 내가 똥구멍에서 콩나물을 빼 먹는 절박한 처지가 아닌 담에는 '씨발 인두껍을 쓰고 뭔 소리야'라는 반응이 먼저 튀어나오는 법이다. 그리고 콩나물 빼 먹는 처지라고 쳐도, 나중에는 후회하게 된다. 이게 인간의 행동양식이다. 선과 악에 대한 기본적인 행동양식이 교육과 사회를 통해서 전달되는 정상적인 사회라면 이게 당연히 튀어나온다.
 
아무나 일본에 붙어서 일제치하에서 친일파로 살았다...? 이건 그 시대 사람들 욕하는 소리다. 당연히 그 일본지배 하에서 산업경제를 이용하면서 살았겠지. 그런다고 그 시절 사람들은 동시대에 친일모리배들에게 [잘 살고 계십니다]라고 했을까? 이건 말이지. 80년대 전두환시절 아래 살던 우리 모두가 전두환을 찬양했다라고 말하는 거랑 다를 바가 없는 것이다. 동시대 사람들에게 용납 못받은 부역자들은 그냥 때려죽였어야 하는거다. 무슨 과거에 우리가 못 살아봤으니 그들의 처한환경을 이해하지 못하고 어쩌구... 씨발 지랄하네. 그 시대 사람들에게도 욕처먹으면서 인두껍을 쓰고 못할 짓 하던 것들이 민족반역자고 배일모리배고 군사정권 옹호자고 반민주세력인거다. 그냥 책상머리에 앉아서 혼자 씨불씨불 거리니까 별 오만잡상이 머리를 지배해서 별 쓰잘데기 없는 상상력에 날개를 달아주지.

4.
면죄부라는 건 그런 데 달아주는 게 아니다. 병자호란때 끌려갔다 돌아온 환향녀같은 사람들에게나 주는거다. 정신대 억울하게 끌려갔던 우리 할머니들, 징집되어 잡혀갔던 우리조상님들에게나 주는거다. 사람들은 머릿속으로 알고 있다. 누가 친일 모리배이고 면죄부를 받아야 하는 사람인지는. 그걸 쓸데없는 허접스런 논리로 섞어 놓으려는 수작들이나 하지 말라는 거다. 



 
Posted by 荊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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