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교회에
오랫만에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에서 와서 다시 장기기증하라고 이야기하고 갔다.

사실
소는 죽으면 뼈다귀까지 푹 삶아서 사람들에게 봉사해 주고 가는데
죽을 때 몇가지 뽑아 준다고 뭐 세상에 펄쩍 뛸 일이랴.
아마 나도 제대하고 나서 예전에 우리 교회 왔을 때 시신하고 안구기증에 싸인을 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근데 우리교회는 자주 오는 것 같네.

오늘 다시 왔길래 그냥 눈 감고 가만히 있었다.
뭐 다시 싸인해 주기도 싫었고,
현재 재단본부이사장이 전 국개의장 박관용이라는 것도 마뜩찮고
그동안 장기운동본부가 이것저것 말 많았던 것 모르는 바도 아니었고
컨디션도 꽝이어서 그냥 잠자코 있던건데...

조만간 다시 한 번 내 증서 확인해 볼 요량이다.

나도 내 몸이 시원치 않아서
부속품 좀 갈아봤으면 하는 생각이 살다가 몇 번 씩 드는데
정말 궁지에 몰려서 오늘 내일 하는 사람에게는
시원치 않은 부속이라도 갈 수만 있으면 얼마나 좋을꼬.

공은 공이고 사는 사겠지.
다시 탄핵이 와도 의사당 몽댕이를 잡겠어효 따위 개망발이나 외치던 인간이 이사장이라지만
그 인간에게 내 각막이나 시신을 주는 건 아닐테니까.

비단 기독교신자가 아니더라도
내가 잡아먹은 닭들과 소들과 돼지들에게라도 미안하게 죽기는 그렇잖은가.
Posted by 荊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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