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부터 영풍문고 앞에 가면 눈 앞에 걸리적 거리던 책이 하나 있었는데
결국 어제 그 놈을 사고 말았다. 화승총 시절부터 현대 총기까지  대부분의 것을 찍어놓은 풀칼라 도해집. 그냥 자료선정이라고 생각하고 샀다. 
개인적으로 화승총의 시대. 그러니까 단 한 발의 철환이 총이 가진 무력의 전부였던 시절을 좋아한다.
칼과 칼로 부딪히던 때에 마지막으로 쓸 수 있는 필사즉생의 한 발로 여겨지던 단발권총의 시절이 좋다.

요즘처럼 당기면 쏟아져나오는 총알을 자랑하는 자동권총/소총의 시대라는 건
살생의 효과성을 위해 모든 것을 희생해버린, 그나마 쇳덩이에 부가하던 정당성의 가치를 희석시킨 지 오래다.

하긴.
한 열 보 앞에서 서로 바라보며 맞총질을 하던 나폴레옹 시절의 총포병들에 비하면
아예 보이지 않는 곳에서 쏘아대는 현대전의 병사가 죄책감은 훨씬 덜할지도 모르지만.


2.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지금 한참 쓰고 있는 소설을 계속 쓸것인가 말것인가에 대한 원론적인 회의감에 도달해서
지금 어찌할 것인가 생각 중이다.

방법은 두 가지
1. 일단 아무 생각 없이 후다닥 써내서 고쳐쓰는 것
2. 접고 다른 것을 빨리 쓰는 것.

2번으로 가고 있는 중이긴 하다. 하긴 애초에 이 소설의 시작은 기본적인 창작열이라기보단 주위환경에 대한 환멸과 반성에서 시작했던 이야기라 뭔가 미흡하다는 생각이 없쟎아 있었는데...그리고 지금 이 시점에서 완성시킬 수 없는 글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직 내가 세상보는 시야가 좁다는 느낌이 요즘 많이 드는 중이다.


3.
차이 라떼를 많이 먹으면
화장실에 가는 이유가 뭘까?
속에서 폭발하나?

4.
터미널 커피빈에 되게 예쁘게 생긴 아가씨가 카운터를 보고 있었다!
근데 신입이라 일이 영 서툴러서 선배들에게 이것저것 배우는 중이었다.
정신이 없었는지 같이 갔던 첼로팬과 bonjo님 커피에 크림도 안 빼고 줬다! (크림 유무 물어보는 걸 깜박했다)

하지만 예뻤다.
내 차이 라테에 크림이 아니라 마요네즈를 올렸어도 그냥 먹고 나왔을 것이다.

세상은 그런 것인가보다.

Posted by 荊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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