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이 차다.
아, 이런 날은 집 문을 열고 직장까지 나서는 마음을 잡는 것 자체가 유혹을 이기는 자세인데
며칠간 춥다고 하니 어떻게 할까나
언젠가부터
예수께서 태어나신 날이 러브호텔 특수기간이 되었는가
그냥 집에 앉아 일만잡념을 멀리하고
사바의 인연을 끊은 채로
엑박으로 칼질이나 기타질을 해 볼까
아니면 분연히 떨치고 속세로 뛰쳐나가
이 추운날 마음까지 서늘해진 여인이여
운명을 믿어보라 해 가며
백백교 교주같은 말이나 설파해 볼까
이도저도 맘에 차지 않고 성에 차지 않을 시는
남은 청주 하나 옆에 끼고 달 밝은 하늘 하나 보면서
한 잔 마시고 또 한 잔 마셔볼까
뭘 하던 시간은 가고 봄날은 올터인데
오랑캐 땅에는 꽃이 피지 않으니
봄이 와도 봄이 아니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