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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2'에 해당되는 글 5건

  1. 2012/02/22 아티스트(The Artist. 2011)
  2. 2012/02/17 읽고 또 읽자 (2)
  3. 2012/02/11 잔혹한 세계사 - 광기가 아닌 계산 (2)
  4. 2012/02/07 알 수 없는 트랙백
  5. 2012/02/05 2011.2.05 사는 이야기 (1)
침묵, 그 위대한 언어.


음성을 통해 전달되는 언어활동은 인간이 활용하는 사회적 의사표현의 극히 일부분에 지나지 않는다. 하지만 일상생활에서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우리들은 음성언어를 사용하기에, 반대급부로 음성이 없는 상황의 의사소통은 상상하기 힘들다. 역사상 대부분의 문명은 그렇게 이루어져왔고, 그 안에서 꽃핀 문화도 마찬가지였다. 오페라나 연극이나 가면극이나 산대극이나, 결국 음성이 없이는 아무것도 이루어지지 않는 것 아닌가?

이런 통사적 문화발전 속에서 '무성영화'라는 장르는 인간이 만들어낸 수 많은 예술장르 중 정말 묘한 위치에 있는 녀석이다. 무언극이나 종교적 함의를 지닌 특정계층의 문화활동이 아닌 대중예술이며 발명에 의해 태어난 기술임에도 불구하고 정작 기술의 한계에 의해 음성을 같이 싣지 못해 음악과 배우들의 표정, 그리고 시각효과인 자막에 의지한 장르다. 그 결과 만들어진 것은 일반 연극보다 훨씬 스피디한 편집과 전개. 연극배우들이 갖지못하는 무성영화배우들의 과장된 연극적 표현, 더불어 자막과 화면이라는 시각에만 의지하는 관객의 상상력 고양이었다. 그 덕에 무성영화 배우들은 눈과 입매에 짙은 화장을 할 수 밖에 없었고 (흑백의 명암 속에서 확실한 감정표현을 위해서 어쩔 수 없었겠지.) 이목구비의 선이 굵은 명배우들이 당시 은막을 선도했다.


(무성영화 최고의 스타 루돌프 발렌티노. 아티스트의 주인공 [조지 발렌틴]의 이름은 여기서 온 것 같다.)

2.
나는 찰리채플린의 영화를 참 좋아했었다. 씨네하우스가 강남에 남아있을 당시, 동생을 꼬드껴서 매일 채플린을 보러 갔었다. 흑백임에도 불구하고 채플린의 코미디는 긴박감이 장난 아니었다. 대사가 없다는 것은 굉장한 단점이면서 엄청난 강점을 지닌다. 관객의 집중도가 엄청날 뿐 아니라, 자막으로 나오지 않는 시퀀스의 대사는 자기가 머릿속으로 다 혼자 상상하는 것이다. 동양화의 여백처럼 장면마다 엄청난 풍성함을 관객에게 안긴다. 하지만 그것이 또한 단점이었다. 놓치면 뭔지 모른다. 설레설레보면 그냥 그러려니 하면서 보게 되는 거다. 그래서 보다 '친절'하고 '혁신'적인
[유성영화]의 시대가 온 것일게다. 아티스트에 나오는 존 굿맨의 이야기처럼 "관객은 스타의 목소리를 듣고싶어!" 하는 가외적인 이유도 있을 테고 말이다.

3.
이 영화는 그 중간 시절, 잘 나가는 무성영화 배우와 새롭게 떠오르는 유성영화의 신예 사이에 꽃피는 러브스토리를 가지고 만든 영화다. 채플린 이후 처음 보는 진짜 무성영화였다.
그런데 풍성하더라. 어릴적과 같은 시퀀스의 짜임이 머릿속으로 들어오더라. 내가 주연배우의 말을 상상하고 흑백 전경 너머에 있는 것을 보게 되는 꿈같은 체험을 다시 할 수 있었다. 오히려 마지막에 나오는 음악소리가 현실로 돌아가라는 알람처럼 들려서 신경이 날카로와질 지경이었다. 감독의 연출과 배우의 호연은 보너스였다. 개인적으로는 다시 깨달은 바가 있었다. 그 침묵 사이에 울려퍼지는 스크립트의 풍성함. 말 없이 은막 밖의 관객에게 말하는 배우의 표정. 그리고 여백을 채우는 나 자신.

즐거웠다는 말 이상의 무언가가 있었다.
이 영화는 아카데미상에 올라갈 것이다. 어쩌면 상상보다 많은 부분을 수상할지도 모르겠다.
고향 집에 돌아간 이국에서 만들어진 조상의 사진첩이니까. (감독과 주연은 프랑스 사람들이다.) 원래 허리우드의 일대기 아닌가. 그리고 미국사람들...역사가 짦아서 그런지 전통이라면 또 꿈벅 죽으니까.

한 번 기대해 보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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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荊軻
나이가 벌써 불혹이다.
나이를 숫자로만 먹는 것이 아니다.
사람의 주둥이가 좁아진다. 그동안 계속 섭취하고 듣고 보고 읽은 것들을 그동안에는 조금씩이나마 밖으로 새 나가게 노력해왔다고 생각했는데, 언젠가부터는 내가 가지고 있는 생각들을 계속 넣어두고 밖에 풀어내지 않으려고 하는 것이 느껴진다.

누군가가 그랬다. 똥을 싸려거든 입으로 뭔가를 넣어서 압력으로 밀어내야 한다고. 지식과 사상도 마찬가지다. 계속 넣어서 무언가를 끄집어 내어야 한다. 머리가 굳어져서 생각이 좁아지는 것이 아니라 "이제는 되었거니"하는 얄팍한 교만함과 "피곤하니 그만 읽자"라는 자기합리화가 나이 먹은 뒤에도 학습을 계속하는 것을 방해한다.

눈이 안 보일 때까지 책을 읽고 또 읽어야 한다. 하다못해 도색잡지라도 봐야한다. 사람은 책을 보지 않으면 사고가 굳어지고 사고가 굳어지면 흔들리고 휩쓸려가거나, 모두가 햇볕을 바라볼 때 응달에서 혼자 끙끙거리는 고집불통이될 수 밖에 없다.

그런데 뭘 보지.
독서가 안 땡기는 이 귀찮음부터 해결해야 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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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荊軻
TAG 공부, 독서

*집단학살에 대한 통사적인 보고서.

 1.
내가 [제노사이더]라는 단어를 맨 처음 접한 것은 아이러니칼하게도 만화영화였다. 마징가-z에 나오는 헬박사가 만든 기계수의 이름이었다.  그 당시에 500원인가 1000원인가에 발간되었던 [마징가제트 대백과사전]에 보면 34화에 출연한 걸로 되어있다.  제노사이더 f-9. 이름 참 멋지더라. 제노사이더가 뭔가? 그 나이에 사전을 찾아봤다. 대충 비슷한 음차를 가지고 영어사전을 찾았다. (오덕은 이래서 위대한 것이다) 

(이 X같은 디자인의 기계수가 나름대로 유명한 이유는...마징가 제트의 비행용품, 제트스크란다가 만들어 졌을 때 처음으로 공중에서 박살난 헬박사의 로봇이기 때문이다. 컨셉 자체가 폭격기.)

Genocide: 민족말살을 목적으로 하는 집단학살.

이런 망할....무슨 단어가 이렇게 끔찍해.

 
2.
[잔혹한 세계사]는 말 그대로 인류문명에서 일어난 끔찍한 집단학살 18개를 다루고 있다. 카르타고 말살전부터 보스니아 학살까지 인류사를 통괄하는 학살극을 다룬 책이다. 특이한 것은 이책에는 다른 학살극과 비교했을 때 굉장히 사상자가 적어보이는 것들도 몇 개 담겨 있고, 규모가 큰 칭기스칸 정벌전 같은 것은 다루고 있지 않다는 것이다. 책에서 다뤄 놓은 학살극들은 그 사건으로인해 인류문명, 역사의 방향이 어디로 흘러갔느냐에 촛점을 맞추고 있다. 그리고 서양인들의 시선으로 보는 경향도 무시할 수 없는 것이, 아무래도 정확한 배경을 알 수 없는 학살극들은 건너 뛰었다는 느낌도 강하다.

3.
그럼에도 불구하고 열거되어 있는 모든 학살극들은 책 페이지를 넘기기 끔찍할 지경이다. 사진같은 건 거의 없다.
이 책이 무서운 이유는 인종학살은 [광기]에서 출발하는 것이 아니라 지극히 이성적이고 정치적인 판단과 당시 기득권과 군사적 역량이 있던 지배계층과 민족의 합리적 선택에서 출발한다는 걸 보여주는 것에 있다.

우리가 알고 있는 학살극의 광기와 비이성적 인간의 모습은 최일선의 집행자들의 모습일 뿐이다. 그리고 그것으로 인해 기획의 입안자들은 일종의 면죄부 비슷한 것을 받게 된다.
 "원래 그러려던 것이 아닌데 일선 책임자들의 광기에 의해..." 읽다보면 그거 다 개소리라는걸 알 수 있다. 철저하게 계획되어 고위층이 지시하면 아래의 수족들이 피를 묻히는 과정이다. 역사를 관통하는 민족학살의 뒤에는 차가운 이성이 존재한다.  오히려 처형과정이 놀라울 정도로 효율적이라는 것에 소름이 끼치는 것이다. 그리고 사건이 끝나면...모든 것은 잊혀진다. 굉장히 정치적인 담론을 담은 채로.


4.
이 책을 다 읽고 난 뒤에 저 로봇이 생각나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었다. 감정없이 수백톤의 폭탄을 떨구고 다시 돌아가는 로봇이나 사람들이 실제로 저지른 짓이나 전혀 다른 점을 찾아 볼 수가 없다. 세상을 살아가면서 점점 심하게 느끼는 것이지만

감정적인 사람이 위험한 것이 아니라
감정이 없는 이성론자들이 가장 위험하다는 것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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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荊軻
내 글에 트랙백이 걸려있길래 봤더니 생전 읽어보지도 않은 무라카미 류 책광고.

이 양반아, 남의 블로그에 다른 나라 책 링크시킬 역량이 있으면 국내 작가들이나 발굴해 봐.

내 책이나 내 주던가. 씨발. 



하여간 출판사 놈들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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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荊軻
1.
[범죄와의 전쟁: 나쁜놈들 전성시대]라는 영화를 보고 왔다. 80년대부터 현대사를 관통하는 우리네 삶에 대한 이야기. 어차피 깡패가 아니라면 그 시절의 역사를 설명할 방법이 없다. 불법이 권력을 승계한 시대. 불법이 번영이라는 허울을 입고 자랑하던 시절. 그리고 그 소산을 후손들에게 물려주고 눈물 한 방울 뿌리던 전 국민이 범죄자가 되어 공모하던 시절의 이야기.

누군가는 자랑스러워 할 것이고, 누군가는 어쩔 수 없다 할 것이고
누군가는 그것을 혐오하고 저항하다 일찌감치 죽고.


2.
난 이름만 [친구]라고 걸어놓고 평생 왕래 안 하다가 정말 일생에 도움이 안되는 순간이나 자기 혼자 기쁨을 가누지 못하는 순간에 전화하거나 연락하는 치들을 원래 굉장히 혐오했다. 그게 뭔 친구냐 이거다.

그런 사람들을 추리고 추려내는 게 인생의 과정 중 하나라고 생각하긴 한다만 
사람이라는게 늘 똑같을 수 는 없는 것 아닌가. 한 때는 친했다가도 세월 지나면 소원해지고, 진짜 여자 뺏어간 놈이나 부모 원수 아닌 담에야 나중에 상가집 같은데서 만나도 인사정도는 하고 지내는 것 아니겠나. 그냥 감정이 소원해 지기에는 아직 좀 남아 있거나, 다시 친해지기에는 섭섭한 앙금이 묻어나거나 그런 것이겠지.

점점 두리뭉실 살아가는게 나이 먹고 세상을 알아가는 증거라고 생각하지만서도....



난 아직 그렇게는 못 살겠다.


3.
정말 추운 날이었다.
언제부터인가 4계절이 뚜렷한 이 나라가 너무 싫다. 나이를 팍팍 먹는걸 느끼게 해주는 자연환경!
그런데 어제 날씨뉴스 보니까
북아프리카 정도 빼고는 다 이 모양이더라. 세상에 살만한 기후를 가지고서 경제적으로 풍족한 곳은 별로 없는 거다. 
그냥 캘리포니아 가 있는 구글박사가 부럽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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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荊軻
TAG 일상, 잡설